영화 ‘변호인’은 1980년대 대한민국의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한 세무 변호사가 국가 권력에 맞서 인권을 지키는 변호사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은 실제 인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하며, 단지 한 개인의 성장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시 되새기게 한다. 이 글에서는 ‘변호인’이 가진 감정의 깊이와 사회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진심을 담은 감상문을 전한다.
‘변호인’이 증명한 것, 평범한 사람이 만든 비범한 용기
2013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은 한 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그 이상의 감동과 의미를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단지 법정 드라마가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을 위해 싸운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너무도 쉽게 무시했던 ‘권리’라는 말의 무게를 다시 일깨운 이야기다.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송우석’은 학력도 없고, 인맥도 없는 변호사다. 오직 ‘돈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세무 관련 사건만 맡으며 인정받는 변호사로 성장하지만, 그의 인생은 한순간에 달라진다. 그가 자주 찾던 국밥집주인의 아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문을 당하며 체포되었고, 그 불합리한 현실 앞에서 그는 비로소 ‘법’이 사람을 위한 것인지, 권력을 위한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변호인’은 이 전환의 순간을 감정적으로, 동시에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변호사 송우석은 이제부터 ‘국가’를 상대로 한 변론에 나선다. 그는 점점 변화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지 직업의 전환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방식의 전환이 된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지점이다. 거대한 이념이나 정치 구호 대신, “나는 이 친구를 압니다”*라는 한마디로 정의를 설명하는 진심. 그 한 문장이 이 영화가 던지는 모든 메시지를 응축한다. 영화 ‘변호인’은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은, 단지 과거의 문제가 아닌 지금의 질문이기도 하다.
‘변호인’ 속 송우석과 시대: 사람을 위한 법은 어디에 있었나
송우석이라는 인물은 처음에는 매우 이기적인 현실주의자다. 그는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의뢰인의 돈을 챙기기 위해 법조계를 철저히 계산하며 활용한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는 진심이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이 영화의 핵심은 사람이 어떻게 변화하는가,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끈 것은 무엇인가에 있다. 그것은 거창한 대의명분이 아니다. 자주 밥을 먹던 국밥집, 정을 나눈 아주머니, 그리고 그 아들이 억울하게 고문당하고, 폭행당하고, 재판을 받는다는 사실. 그 ‘작은 관계’가 그를 움직인다. 현실 속 국가보안법은 그 시대, 무수한 청년들을 적으로 몰아갔다. 무고한 대학생이 ‘책을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모임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간첩으로 몰렸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말로 외면했다. 송우석 또한 초반에는 그랬다. 그러나 그는 이내 묻는다. “왜 책을 읽었다고 죄가 됩니까?” “법은 그런 것을 지키기 위해 있는 것 아닙니까?” 이 물음은, 더 이상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당시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던지는 양심의 소리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물음을 극장 안에 던지고, 관객에게 답을 요청한다. 이병헌이 아닌 송강호가 이 역을 맡았다는 사실도 이 영화의 성공에 한몫했다. 그는 사람 냄새나는 변호사를 연기했다. 능청스럽고, 때로는 눈물겹고, 때로는 너무나 분노에 찬 얼굴로. 그 모습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나도 저럴 수 있다’는 공감대를 심어준다. ‘변호인’은 그러니까 거대한 혁명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아주 사소한 관계에서 출발한 ‘정의감’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감정이기도 하다.
‘변호인’이 남긴 것: 정의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는 일
영화 ‘변호인’의 마지막 장면은 격정적인 연출 없이도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법정에 선 송우석은 떨리는 목소리로 외친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야지,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괴롭힙니까?”
이 한마디는 단지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이 아니다. 그것은 수십 년의 시대를 관통하는 외침이자,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 법의 본질,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묻는 이 외침은 단순히 과거 독재 정권에 대한 고발로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지는 윤리적 시험지다.
‘변호인’은 특정 정치 성향의 영화도 아니고, 영웅 서사를 담은 이야기 또한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지극히 *평범했던 한 사람이 현실 앞에서 분노하고, 각성하며, 결국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진정성 있는 인간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변화는 관객 모두에게 ‘나도 저렇게 변할 수 있다’, ‘지금 내 앞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겠다’는
동기를 심어준다.법이라는 것은 원래 사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 속 수많은 순간, 법은 사람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수단이 되었다. 그 현실을 영화는 담담하면서도 분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이 믿는 정의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영화는 수많은 장면을 통해 정의가 결코 거창한 이론이나 철학적 논쟁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오히려 정의란, 오늘 내가 눈앞의 한 사람을 지켜줄 수 있느냐는 문제이고,
그것은 국밥 한 그릇을 나눴던 정으로부터, 오랫동안 나눈 눈빛 하나에서 출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