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설정을 통해 인생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되묻는 감성 드라마다. 주인공 팀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서 사랑과 가족, 일상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판타지적 설정에 매몰되지 않고, 현실적인 감정과 선택의 중요성을 중심에 두며 ‘현재를 살아가는 용기’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글에서는 시간의 의미, 가족 간의 유대, 그리고 삶의 태도에 대해 영화가 던지는 깊은 통찰을 살펴본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 2013)’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인생은 더 나아질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주인공 팀은 21살이 되던 해,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남자들에게 시간여행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 능력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라,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다. 팀은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지만, 그 힘은 오직 과거의 자신이 경험한 시간에만 국한되며, 이를 통해 인생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다시 경험하거나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초반의 팀은 이 능력을 연애에 활용하고자 한다. 첫사랑에 실패한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긋난 만남을 바로잡고, 우연이 운명이 되도록 각본처럼 편집한다. 이 과정에서 메리(레이철 맥아담스)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국 결혼과 출산까지 이어진다. 시간여행은 그의 연애와 결혼생활에 있어서 실수를 줄여주고, 기억에 남는 순간들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능력의 편리함을 계속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팀이 시간이 주는 의미를 점점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 일상의 소중함, 되돌릴 수 없는 감정의 순간들이 주요한 서사로 부각된다. 팀은 시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열쇠가 아님을 깨닫고, 점차 ‘되돌림’보다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는 것’의 중요성을 체험하게 된다. 서론에서는 팀의 변화하는 시선을 통해, ‘시간’이라는 개념을 감성적으로 조명한다. 누군가는 과거로 돌아가 상처를 고치고 싶어 하며, 누군가는 후회의 순간을 지우고 싶어 하지만, 영화는 그 모든 가능성 속에서도 결국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은 오히려 ‘지금’의 삶에 집중하게 만드는 장치로 기능하며, 이는 많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즉, ‘어바웃 타임’은 시간의 기술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시간을 살아내는 방식에 대한 영화다. 팀은 점차 알게 된다. “행복은 특별한 사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틈 사이에 숨어 있다”는 진리를. 그리고 이 통찰은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사랑과 가족, 시간 속에서 더욱 깊어진 관계의 의미
‘어바웃 타임’이 주는 가장 강한 메시지 중 하나는 ‘가족의 의미’다. 많은 관객은 이 영화를 로맨스로 기억하지만, 실상 그 중심에는 팀과 아버지의 관계가 있다. 팀은 시간여행의 능력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더 오래 곁에 두고, 실수를 바로잡고, 후회를 줄일 수 있게 되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능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맞이한다. 바로 아버지의 죽음이다. 아버지(빌 나이)는 팀에게 시간여행의 방법뿐 아니라, 그 시간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매일 하루를 두 번 살아볼 것을 권한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살고, 두 번째는 작은 순간들을 음미하며 진심을 담아 살아보라는 제안이다. 이 조언은 팀뿐 아니라 관객에게도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바꿔놓는 결정적인 메시지로 다가온다. 결국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팀은 시간여행이라는 능력으로도 그 이별을 완전히 피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 과거로 돌아가면 현재의 아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되돌아가는 것의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게 한다. 이 대목은 시간의 유한함, 존재의 소중함, 그리고 이별의 불가피함을 실감하게 하는 영화의 정점이다. 한편 팀과 메리의 관계는 단지 이상적인 연애의 구현이 아니다.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다투고, 아이를 낳고, 함께 나이 들어간다. 팀은 실수를 수정하고, 더 나은 하루를 만들기 위해 시간여행을 반복하지만, 결국 깨닫는다. 진짜 행복은 완벽하게 설계된 하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예기치 못한 실수와 감정, 소소한 웃음이 뒤섞인 ‘그냥 그런 하루’에 있다는 사실을. 또한 영화는 팀의 누나 키트캣의 인생에 개입하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다른 사람의 삶을 바꾸려는 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그리고 결국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시간 속에서 살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키트캣이 자신의 아픔과 실수를 딛고 스스로 변화하는 장면은, 타인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조용히 전한다. 이렇듯 본론에서는 시간여행이라는 설정을 통해 관계의 본질과 삶의 태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특히 사랑과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판타지적 요소와 감성적인 연출을 통해 더욱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관객의 공감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시간을 멈출 수는 없어도, 삶을 다르게 느낄 수는 있다
‘어바웃 타임’의 마지막은 특별하지 않다. 큰 사건도 없고, 거창한 메시지도 없다. 하지만 그 일상의 마무리는 누구보다 강한 울림을 준다. 팀은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는 하루하루를 두 번 사는 대신, 처음부터 ‘마지막처럼’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이 결정은 변화가 아닌 수용의 철학이며,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이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과거를 바꾸는 능력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감각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후회도 남지만, 그 모든 것을 안고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팀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하루의 소중함을 더 이상 ‘고치기 위한 기회’가 아닌 ‘충분히 아름다운 순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팀은 일상적인 하루를 천천히, 하지만 감정 깊게 살아간다. 지하철에서의 미소, 가족과의 식사, 아내와의 대화 all those ordinary things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어바웃 타임’은 그 단순한 진실을 가장 아름답게 노래하는 영화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잊기 쉬운 삶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결론적으로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거슬러 가는 이야기 같지만, 실은 시간을 마주하는 법에 관한 영화다. 우리 모두는 시간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느끼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어쩌면 시간여행보다 더 큰 기적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