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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죄와 벌 사후 세계에서 되묻는 삶의 의미와 가족의 사랑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사후 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이지만, 정작 이야기의 핵심은 죽음 이후가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에 있다. 소방관 자홍의 사후 재판 여정을 통해 드러나는 기억, 죄책감, 사랑은 관객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강렬한 CG와 화려한 액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결국 그것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며 용서와 이해를 말하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영화의 겉모습이 아닌 감정의 심연을 따라간 기록이다.죽음 이후에 펼쳐진,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신과 함께-죄와 벌’을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 나는 그저 CG 화려한 판타지 영화겠거니 하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사후 세계를 다룬 이야기가 많았고, 한국에서 이 정도 스케일로 만들어진 .. 2025. 6. 30.
도둑들 매혹과 배신의 한복판에서 피어난 팀워크와 욕망의 드라마 ‘도둑들’은 단순한 범죄 영화가 아니다. 화려한 액션과 전 세계를 누비는 전개 속에서, 인간의 욕망과 배신, 그리고 믿음의 경계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각기 다른 배경과 속내를 지닌 도둑들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움직이지만, 그 안에는 얽히고설킨 과거와 감정이 교차한다. 이 영화는 빠른 전개 속에서도 캐릭터 각각의 심리를 놓치지 않고, 관객이 마치 그 팀의 일원이 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금 이 글은 그 몰입의 흔적을 담아, '도둑들'의 본질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시도다.치밀함과 긴장 속에 숨겨진 인간의 진짜 얼굴처음 ‘도둑들’을 봤을 때, 나는 단순히 속도감 있는 범죄 오락 영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한 블록.. 2025. 6. 30.
극한직업 웃음 속 현실을 꿰뚫는 통쾌한 수사극의 진수 ‘극한직업’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로 보이지만, 그 속엔 현대사회의 일상적 스트레스, 팀워크의 부조화, 직업적 좌절, 그리고 자존감을 회복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마약반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통해 한국 사회의 일과 삶, 인간관계에 대한 풍자가 탁월하게 녹아 있으며, 각 인물의 허술하면서도 진심 어린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웃음을 넘어 공감을 이끌어낸다. 본 리뷰는 단지 웃긴 영화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도 섬세하게 짜인 이 작품을, 한 사람의 팬의 시선에서 진지하게 되짚어본 감성 기록이다.치킨집보다 웃긴 수사극, ‘극한직업’이 특별한 이유영화 '극한직업'을 처음 보러 갔을 때, 사실 큰 기대는 없었다. 코미디 영화는 가볍게 웃고 나오면 그만이라는 생각이었고, ‘수사+치킨집’이라는 설정은 신선하면서도.. 2025. 6. 29.
명량 바다 위에서 피어난 인간의 고뇌와 공동체의 용기 영화 ‘명량’은 조선시대 가장 절망적인 시기, 단 12척의 배로 330여 척의 왜군을 상대로 싸운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전투의 승리를 재현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영화는 한 명의 장수가 감당해야 했던 무게, 그리고 두려움 속에서도 스스로의 사명을 지키고자 했던 인간 이순신의 내면을 진중하게 그려냅니다. 이 리뷰는 전투의 격렬함보다 그 안에서 피어난 인간성과 공동체의 연대를 중심으로 감성적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죽음 앞에서도 배를 띄운 사람들, '명량'을 마주하다‘명량’을 처음 마주한 날은 무더운 여름이었지만, 극장 안의 분위기는 차가운 파도처럼 무거웠습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조선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큰 절망 속에 있었는지를.. 2025. 6. 29.
기생충 반지하 가족과 지하실 남자, 계급의 벽이 만든 공존 불가능의 세계 《기생충》(2019)은 봉준호 감독이 그려낸 대한민국 사회의 계층 구조와 빈부 격차를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를 통해 압도적으로 해부한 영화다. 반지하에 사는 기택 가족이 고소득층 박 사장 가족의 삶에 스며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선 욕망의 충돌과 사회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영화는 상징과 은유, 장르의 결합을 통해 '공존할 수 없는 계급'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날카롭게 묘파 한다.반지하에서 바라본 하늘, 계급의 경계에서 시작된 이야기《기생충》은 기택 가족의 반지하 공간에서 시작된다. 그들의 집은 지상과 지하의 경계에 있으며,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깥세상은 곧 ‘위로 향한 갈망’을 상징한다. 반면 위층, 박 사장 가족이 사는 고급 주택은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넓은 정원과 채광 좋은.. 2025. 6. 28.
박하사탕 되돌릴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외치는 한 남자의 절규와 시대의 상처 《박하사탕》(1999)은 한 남자의 삶을 시간의 역순으로 되짚으며, 그 개인의 파멸 속에서 한국 현대사의 상처와 집단적 트라우마를 비추는 걸작이다. 이창동 감독은 주인공 김영호를 통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적 폭력과 시대의 굴곡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지를 섬세하고 통렬하게 그려낸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외침은 단지 개인의 후회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사회적 파국을 증명하는 집단의 비명이기도 하다.나 다시 돌아갈래: 한 인간의 절규가 담긴 시간의 역류《박하사탕》은 시간을 거슬러 흐른다. 영화는 1999년, 주인공 김영호가 철길 위에서 외치는 “나 다시 돌아갈래!”라는 절규와 함께 시작되며, 이후 장면들은 거꾸로 재생되듯 그의 삶을 역순으로 되짚는다. 이 독특한 서사 구조는 단순한 연출.. 2025. 6. 28.